다윗은 시냇가에 무릎을 꿇고서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골라 하나씩 무게와 크기를 가늠해 보고 있다. 어린 목동에 불과한 그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군대로부터 훤히 보이는 지점인 냇가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1. 가장 위대한 이야기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성경을 읽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이 이야기는 알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위대한 동화다. 이 이야기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모든 어린이가 반드시 배워야 할 의미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계속에서 새로운 상황에 맞게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이야기 속에 새로운 경험과 통찰을 가져오면, 그 이야기는 그만큼 더 풍성해져서 신선한 이야기가 되어 우리 삶에 풍성함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기본에 기초해 살아간다. 동화는 우리 삶의 근본에 접근하게 만든다. 우리는 기본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짐에 따라 근본을 덜 의식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그 기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모두 탐험가이고 모험가였다. 세상은 넓고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부모들은 이러한 탐구와 발견을 북돋우기 위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준다. 이야기는 우리가 이처럼 표면의 뒤에 감추어져 있지만, 오감을 통해 파악되는 것들만큼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실재들을 탐구할 때 사용하는 주된 수단이다. 이야기는 탐구하는 상상력을 성장시킨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 주었던 장난감들만큼이나 우리가 성장하는데 필수적이다.
2. 하나님께 사로잡힌 상상력
다윗이 에베스담밈에 도착해 엘라 골짜기에 위치한 사울의 진지에 들어갔을 때 2.1미터 정도 되는 골리앗이 있었다. 모든 사람은 다 골리앗 주위에 움츠리고 있는 존재에 불과했다.
골리앗에게 압도당한 타락한 상상력은 다윗을 보잘것없게 여겼다. 악에 의해 우리의 상상력이 지배당하고 우리의 사고방식이 좌우되는 순간, 우리는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 사로잡힌 상상력을 가지고 엘라 골짜기에 등장했다. 그는 사람들이 골리앗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윗은 베들레헴 언덕과 풀밭에서 아버지의 양을 돌보면서, 하나님의 위대함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임재를 철저히 연습해 온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 보이는 곰의 사나움보다 훨씬 더 실제적이었다.
3. 시냇가에서 무릎 꿇기
무릎을 꿇은 사람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무릎을 꿇은 사람은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골리앗은 무릎을 꿇은 다윗을 경멸하고 조롱한다.
4. 사울의 갑옷
사울은 다윗이 걱정스러워 다윗에게 자신의 갑옷을 입혀주었다. 다윗은 임금님의 무기와 갑옷을 입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지만 그런 차림을 하고는 도무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거추장스런 철갑옷의 무게에 눌려, 그는 둔하고 어색하게 뒤뚱거리며 걷게 되었다. 사울이 좋은 의도로 그렇게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다윗을 돕고 싶은 마음에 최선의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일은 어떤 아마추어가 전문가들이 주름잡는 영역에 들어가고자 할 때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돕겠다고 나선다. 온갖 장비를 가져다주며 충고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해 본다. 그러고 나면 우리는 얼마 못가 도무지 움직일 수 없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날 다윗의 행동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다윗은 사울 왕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사울도 다윗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그를 도우려 했다. 그러나 이 모든 호의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칼과 갑옷을 벗어 버렸다. 만일 그가 사울의 갑옷을 입고 싸우러 나갔다면 끔찍한 재난을 초래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빌린 무기는 늘 그런 재난을 초래한다. 다윗에게 필요했던 것은 그 자신에게 맞는 무기였다.
다윗은 제안을 거절할 만큼 참으로 신중했고 대범했다. 우리가 하는 일만큼이나 그 일을 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방법 역시 우리의 기도와 신조에 맞고 일치해야한다.
- 풍부한 상상력을 지니고 우리의 무릎으로 살 것인가? 관습적으로 남들을 따라 살 것인가?
- 예수님이 구원하신 존재로서 살 것인가? 사실 별 볼일 없는 전문가들에게나 기대어 살 것인가?
- 사울을 올려다보며 살 것인가?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 것인가?
5. 위기의 순간
그 순간은 하나님의 백성 전체에게 위기의 순간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의 신앙 전통은 파괴되고 그 영성은 무용지물이었다. 이스라엘은 영광스러운 역사를 가졌다. 그러나 제아무리 영광스러운 것이라 해도, 역사 자체는 그 누구도 구원할 수 없다. 신앙의 길은 각자가 처음부터 배워야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일은 말하고 걷는 것만큼 중요하며,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의미 있으며 가장 인간적인 일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자신의 뜻을 계시하시며 자신의 백성을 택하신다. 다윗은 백성 가운데 그들을 위해 건강하고 거룩한 신앙적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 선택되었다. 다윗 안에는 새로운 지도력이 형성되고 있었다.
다윗이 엘라 골짜기에 걸어 들어와 그 시냇가에서 무릎을 꿇기 전까지 우리에게는 골리앗과 사울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다윗은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해 주었다. 하나님, 하나님의 길, 하나님의 구원이 바로 그것이다. 다윗은 우리를 회복의 길로 인도해준다.
6. 달려가는 다윗
이제 다윗은 더 이상 무릎을 꿇고 있지 않다. 다윗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쿵쿵 걸어오던 블레셋인은 순간 흠칫 놀라서 섰다. 다윗의 물매가 두세 번 빙빙 돌더니, 다섯 개의 매끄러운 돌 중 한 개가 세차게 날아가 블레셋인의 이마에 깊숙이 박혀 들어갔다. 거인은 정신을 잃고 쿵 하고 땅바닥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그 날 현실을 완전히 직시한 유일한 사람은 바로 다윗이었다. 정말로 인간다웠던 유일한 인간은 바로 다윗이었다. 현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오직 기도에 흠뻑 젖어 있는 상상력만이 거룩한 역사를 알아본다. 다윗을 하나님의 실재 안에 온통 잠겨 있게 한 것, 다윗의 인간됨이 강력하게 발휘될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그 상상력이다.
결론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는 믿음, 용기,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작은 목동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기는 이야기는, 현실을 바라보는 상상력과 하나님의 힘을 믿음으로써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교훈을 전한다.